“국민의 상처냐, 대장동의 은혜냐”… 한동훈, 李 대통령에 선택 압박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과 상처받은 국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직격했습니다. ‘집값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상경 차관이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자, “대장동 패밀리의 은혜를 갚는 인사냐”며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눴습니다. 이번 발언은 개인 비판을 넘어,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전반을 향한 정치적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 “대장동 은혜는 차관 자리 말고 다른 걸로 갚으라” 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이 ‘대장동 비리 사건에서 도움받은 은혜’는 국토부 차관 자리 말고 다른 걸로 갚으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이상경 씨는 10·15 주거재앙을 주도하고도 사퇴를 거부했다”며, “박지원 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조차 사퇴를 요구하는데, 왜 버티는가. 이상경의 뒷배는 같은 대장동 패밀리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이미 전세값이 오르고 전세 물건이 씨가 마르고 있다”면서, “국민은 상처받았고 주거재앙은 현실화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경기 남부 부동산 중개업소와 실수요자들을 직접 찾아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며, 이번 사태를 “정책 감각의 붕괴”라고 표현했습니다. ■ “집값 안정되면 그때 사라”… 국민 감각과 엇나간 언어 논란의 출발점은 이상경 차관의 유튜브 인터뷰였습니다. “지금 (집을) 사려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며 “돈을 모아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사라”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은 실수요자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 태도로 받아들여졌고, 즉시 역풍이 불었습니다. 이후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사퇴 언급은 빠졌습니다. 정치권에선 “사과만 있고 책임은 없다”는 지적이 나왔고, 사퇴 요구도 이어졌습니다. ■ 10·15 대책, 현장과 동떨어진 결과 한 전 대표가 ‘주거재앙’이라 지칭한 10·15 대책은 정부가 이달 중순 발표한 부동산 거래 안정화 조치입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정반대였습니다. 거래는 막히고, 전세값은 오르며, 매물은 묶였습니다. 실수요자들은 대출 규제 속에 사실상 ‘매수 불능’ 상태에 놓였습니다. 전세 공급은 줄고, 매매 시장은 얼어붙었습니다. 정책의 목표와 체감이 엇나가면서, 정부가 시장의 ‘온도’를 읽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 “국토부의 김현지, 백해룡이냐”… 권력 구조 정조준 한 전 대표는 “이상경 씨는 국토부의 김현지, 백해룡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사실상 정권 내부의 폐쇄적 인사 구조를 겨냥한 발언입니다. 대통령 측근 논란이 있는 김현지 대통령실 1부속실장, 백해룡 전 공공기관 인사 사례를 언급하며 “공직이 공공성보다 연줄로 움직인다”는 문제를 짚었습니다. 그런 비유는 권력 내부의 책임 구조를 향한 경고로 읽히고 있습니다. 이상경 차관을 둘러싼 논란이 개인 이슈를 넘어 정권의 인사 시스템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이번 사안의 본질은 결국 ‘선택’에 있습니다. 대통령이 신뢰를 잃은 인사를 끝내 감싸고 갈지, 아니면 국민의 분노를 인사 쇄신으로 풀어낼지. 방향은 두 갈래뿐입니다. 정권이 어디에 서느냐에 따라서, 이번 사태는 ‘일시적 논란’이 될 수도, ‘정권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2025-10-23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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