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청년 40만 8000명인데, 고용률은 최고치?”… 11월 고용의 잔인한 역설
11월 고용률이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취업자는 20만 명 넘게 늘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달 ‘쉬었음’ 청년은 40만 명을 넘어섰고, 청년 고용률은 19개월째 하락했습니다. 회복을 말하는 순간, 청년은 노동시장에서 더 멀어지고 있습니다. ■ 취업자 22만 5,000명 증가… 고용률·경제활동참가율 최고 국가데이터처가 10일 발표한 ‘2025년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904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만 5,000명 증가했습니다. 11월 고용률은 63.4%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p) 상승하며 11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70.2%로 최고치였고,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64.8%로 같은 달 기준 최고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9월 31만 2,000명까지 확대됐던 취업자 증가 폭은 10월 19만 3,000명으로 줄었다가 11월 다시 20만 명대로 회복됐습니다. ■ 늘어난 일자리의 실체… 돌봄·관리·여가에 쏠렸다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28만 명이 늘고,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이 6만 3,000명,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이 6만 1,000명 증가했습니다. 반면 농림어업은 13만 2,000명, 건설업은 13만 1,000명, 제조업은 4만 1,000명이 줄었습니다. 건설업은 19개월, 제조업은 17개월 연속 감소세입니다. 공미숙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늘고 있다”면서도 “제조업·농림어업·건설업에서는 취업자 감소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소비쿠폰 효과는 두 달… 숙박·음식점업 다시 감소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이후 반짝 회복됐던 숙박·음식점업 고용도 11월 다시 감소로 돌아섰습니다. 9월 2만 6,000명, 10월 2만 2,000명 증가했던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11월 들어 –2만 2,000명으로 전환했습니다. 도소매업 역시 취업자는 1만 1,000명 늘었지만 10월(4만 6,000명) 대비 증가 폭은 크게 줄었습니다. 단기 소비 부양이 고용의 흐름을 장기적으로 붙잡지는 못한 셈입니다. ■ 청년 고용률 44.3%… 19개월 연속 하락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44.3%로 전년보다 1.2%p 하락했습니다. 지난해 4월 이후 19개월 연속 하락입니다. 연령대별 취업자는 60세 이상이 33만 3,000명 늘며 증가를 주도했고, 30대는 7만 6,000명 증가했지만 15~29세는 17만 7,000명 줄었습니다. 고용의 무게 중심이 빠르게 고령층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 ‘쉬었음’ 254만 명… 청년 40만 8,000명, 30대는 역대 최대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254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만 4,000명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15~29세 ‘쉬었음’ 청년은 40만 8,000명으로 7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30대 ‘쉬었음’ 인구는 30만 8,000명으로 11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구직단념자도 35만 3,000명으로 1만 8,000명 늘었습니다. 취업도, 실업도 아닌 상태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흐름입니다. ■ 정책은 ‘AI·초혁신’, 현장은 ‘이탈·유보’ 기획재정부는 이날 “내수 활성화와 함께 AI 대전환, 초혁신경제를 통해 성장과 고용의 선순환을 강화하겠다”며 쉬었음 청년과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신설과 취업지원 DB 연계 확대 방침도 함께 내놨습니다. ■ 제주, 고용률 최고치… 건설은 급감 지역에서도 다른 흐름을 보였습니다. 제주는 11월 고용률이 71.6%로 전년 대비 2.1%p 상승하며 지역 기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취업자는 41만 3,000명으로 1만 1,000명 늘었고, 실업률은 1.3%로 집계됐습니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서 1만 명이 늘어난 반면, 건설업 취업자는 7,000명 줄며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습니다. 또 여성 취업자는 1만 3,000명 증가한 반면, 남성 취업자는 2,000명 감소했습니다. 전국과 마찬가지로 서비스업·여성 중심 확대, 건설·현장 기반 고용 위축이라는 이중 구조가 제주에서도 그대로 반복된 셈입니다.
2025-12-10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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